8/21 노인에게 폐렴은 '두려운 병'
최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한때 입원까지 하게 한 폐렴. 감기 뒤의 2차 감염으로 폐렴이 생겼다는 것이 청와대측 설명이다.
지난해 3월 타계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도 이 병으로 숨졌다. 급성 폐렴으로 병세가 악화된 지 20일 만에 유명을 달리했다. 이처럼 폐렴은 노인에게 위협적인 병이다.
윌리엄 오슬러라는 미국의 의사는 이미 1백년 전에 폐렴은 '노인의 친구'라는 표현을 써 역설적으로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1~5%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65세 이상 노인은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폐렴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의 70%가 노인이다. 의료계에선 해마다 1만~2만명의 노인이 폐렴으로 숨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왜 노인에게 더 위험한가=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 면역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폐렴의 원인이 되는 폐구균 등 미생물을 잘 이겨내지 못한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는 ''노인은 코.목.기도(氣道)를 통해 몸안에 들어가는 공기를 잘 거르지 못하는 데다 간혹 음식물이 바로 기도로 들어가(사레 걸림)폐렴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노인 상당수는 당뇨병.고혈압.천식.심장병 등을 앓고 있어 면역력이 저하돼 있기 때문에 감기에 걸린후 곧잘 폐렴으로 발전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심재정교수는 ''노인 폐렴환자는 80% 이상이 입원치료를 요하며 평균 입원기간도 젊은 환자의 두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노인의 폐렴 증상은 다소 애매한 것이 특징이다. 고열.오한.기침.가래.가슴 통증 등 폐렴의 전형적인 증상들이 노인에게는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정만표 교수는 ''노인 폐렴 환자는 초기엔 특이한 증상이 없다가 증세가 빠르게 진행돼 패혈증에 걸리기 쉬워진다''며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가 흔하고, 입맛과 기운이 없으면서 호흡 횟수.맥박수는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대처하나=에어컨에 기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냉방병(冷房病)이 폐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이 생활하는 방의 에어컨은 늘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노인의 폐렴은 양로원.병원에서 감염되기 쉬우므로 독감이 유행할 때는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과 병원 출입을 삼가는 것이 좋다. 귀가한 후엔 손을 깨끗이 씻고 환절기엔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내엔 가습기.실내분수.어항.화분 등을 놓거나 수건을 널어 건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노인 주변에선 흡연이 금물이다.실내공기가 건조하거나 담배를 피우면 가래를 밀어 올리는 기관지 섬모의 기능이 떨어져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장준 교수는 ''과로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매년 가을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65세 이후에 폐구균 예방주사를 한번 맞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권장했다.
노인 폐렴 환자는 치료 후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48시간 이상 자리에 누워 휴식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또 영양분이 풍부한 음식과 음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물은 한시간에 한잔씩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야 기침할 때 폐 분비물이 쉽게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중앙일보)
2002-08-21 09: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