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미국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은 단연 ‘구글(Google)’이다. 1998년 9월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생이었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설립한 구글은 2004년 8월 나스닥에 상장된 ‘젊은 기업’이다. 그 후 구글은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을 무기로 순식간에 빌 게이츠를 위협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강력한 기업이 됐다.
구글은 2006년 매출 93억 달러, 순익 2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현재 시장가치는 1,5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시장가치로만 따지면 경쟁 상대인 야후(376억 달러)와 이베이(414억 달러) 그리고 IT 부문의 전통적 강자 인텔(1200억 달러)과 IBM(1449억 달러)을 뛰어 넘는다. 마이크로소프트(3,058억 달러)를 추월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인터넷 칭기즈칸 구글의 탄생
메인프레임 시대(1950~1980)의 IBM, PC 시대(1984~1998)의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인터넷 시대(2001~)의 제왕 자리를 차지한 구글은 검색 서비스와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2006년 후반을 기준으로 70%를 넘어 섰으며, 이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검색 연동형 광고 시장에서도 ‘애드워즈’와 ‘애드센스’로 대변되는 독자적인 수익모델에 힘입어 독주 태세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미시간주립대 컴퓨터학 교수인 아버지와 컴퓨터 프로그래밍 강사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래리 페이지 그리고 수리경제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구소련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모스크바 출신 유태인 세르게이 브린. 이 두 사람은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재학 중에 만나 ‘새로운 인터넷 검색엔진을 개발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검색한 단어와 관련 내용이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 계산한 후 순위를 매겨 차례대로 보여주는데 착안하여, 이른바 ‘인터넷 칭기즈칸’으로 불리는 구글을 탄생시키게 된다. ‘구글’이란 이름은 10의 100승을 의미하는 ‘구골(googol)’에서 따온 것이다. 그만큼 광범위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재미와 올바름이 녹아있는 독특한 기업문화
2007년 1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미국 내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1위로 구글을 선정했다. 구글러(googler 구글 직원을 가리키는 말)들은 회사에 오는 것이 너무나 즐겁다. 24시간 개방되는 실내 체육관, 수영장, 배구 코트, 마사지실, 탁아소, 세탁소 등이 두루 갖춰져 있고, 애완동물을 회사에 데려올 수도 있다. 간호사, 치과의사가 따로 대기하고 있고, 개인별 담당 트레이너가 체력관리도 해 준다. 또한 구글은 직원들이 자유로운 발상과 창의력을 유지하도록 근무 시간의 20%는 담당 업무가 아닌 개인 프로젝트를 할 것을 권유한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자리 잡은 구글 사무실에서는 직원들의 개성이 한껏 묻어난다. 우주선 내부를 닮은 공간에는 구글 로고가 새겨진 개인 장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난감들이 널려 있다. 회의실은 사방이 투명한 창으로 공개돼 있고, 천장엔 구글의 로고 색깔과 같은 파랑, 빨강, 초록색 풍선이 떠다닌다. 넥타이와 정장 차림의 구글러는 찾아보기 어렵다. 청바지와 티셔츠, 스니커즈에 자유로운 분위기 등이 바로 구글을 ‘캠퍼스’로 불리게 하는 이유이다.
구글의 사원식당은 세계 초일류급이다. 하루 세끼 식사와 대형 냉장고에 들어 있는 음료수, 맥주는 모두 무료. ‘잘 먹어야 일도 잘한다’는 창업자들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공간이다. 한 해 식당 예산만 700만 달러, 1주일 동안 소비되는 쇠고기는 2톤이나 된다. 회사가 채용한 100여 명의 요리사가 6,500여 명의 직원들에게 한국, 태국, 이탈리아, 일본 요리까지 전 세계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요리사들은 매년 구글 직원이 심사위원이 되는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공개 채용된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2004년 8월 기업 공개 직후, 자신들의 경영 원칙을 정리한 ‘오너의 매뉴얼’을 발표했는데 그 핵심은 ‘상장한 뒤에도 분기별 실적을 발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단기 목표에 집착해 갈팡질팡하는 것은 다이어트를 한다며 30분마다 체중계를 오르내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월스트리트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당초의 창조적 벤처 정신을 계속 유지해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제 30대 초반인 두 창업자가 만든 구글의 사훈(社訓)은 ‘사악하게 되지 말자(Don’t be evil)’이다. 이윤만 추구하는 기존 기업의 방식을 따르지 않고도 성공하는 모델을 보여 주자는 것이다. 이들은 구글 자본과 미래 수익의 1%는 자선사업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2005년 말 10억 달러(1조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자선재단을 설립했다. 2004년 기업공개를 할 때도 자본금의 1%를 웃도는 300만 주를 사회공헌 용도로 배정했다.
구글의 도전, 어디까지인가?
미국 LA타임스는 얼마 전 “구글이 20만원대의 ‘구글 PC’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대형 할인점 월마트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구글 PC는 MS윈도 운영체제(OS) 대신 구글이 자체개발한 별도의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값비싼 윈도 없이 적은 비용으로 인터넷과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얘기다.
구글의 힘이 인터넷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뻗어나갈 것임은 이미 예고됐었다. 구글은 수많은 인공위성 사진을 모아 지구를 가상으로 재구성한 뒤 마치 신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세계 구석구석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구글 어스(Google Earth)’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다.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의 인공위성 사진은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이 보일 정도로 해상도가 높다.
구글이 실험 중인 베타 서비스인 ‘구글 택시(Google Ride Finder)’는 대도시에서 영업 중인 택시의 위치를 지도상에 풍선 모양으로 표시해준다. 이 풍선을 클릭하면 택시업체의 전화번호가 나와 택시를 부를 수 있다. 또한 구글은 미국 주요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스캐너로 읽어 들여 검색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공짜 무선 인터넷망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양하다. 구글 실험실(labs.google.com)에서는 구글이 준비하고 있는 신규 서비스들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구글을 단순한 검색사이트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IT와 비즈니스 전반에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혁명을 몰고 온 기업이다. 이러한 ‘구글 혁명’은 지금도 진행 중이고 그 종착역이 어디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 구글 십계명 1. 이용자(고객)에게 집중하라. 그러면 나머지는 해결된다. (Focus on the user, and all else will follow.) 2. 한 가지 일을 정말 잘 해내는 것이 최고다. (It’s best to do one thing really, really well.) 3. 느린 것보다는 빠른 것이 좋다. (Fast is better than slow.) 4. 인터넷에서 민주주의는 작동한다. (Democracy on the web works.) 5. 해답을 찾기 위해 책상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다. (You don’t need to be at your desk to need an answer.) 6. 나쁜 짓 안 하고도 돈 벌 수 있다. (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 7.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있다. (There’s always more information out there.) 8. 정보에 대한 수요에는 국경이 없다. (The need for information crosses all borders.) 9. 정장을 입지 않고도 진지하게 일할 수 있다. (You can be serious without a suit.) 10. 단지 훌륭하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Great just isn’t good enoug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