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8 한국의 진일보한 노인대책
임춘식〈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회학 박사〉
보건복지부가 노인의 날인 10월 2일에 늦은 감이 있지만‘노인보건복지종합대책’실행 계획을 기습적으로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다행스럽게도 이번의 종합대책은 예전에 유사했던 대책과는 달리 한 걸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기존의 단순한 보호 중심 복지대책에서 탈피하여 노인이 경제적·사회적 주체로서 생활 할 수 있는 사회여건을 구축하고 빈곤, 질병, 역할상실 등에 대해서도 범부처적인 대응을 하기로 했다는 점이 있기에 보다 진보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더 나아가 중산·서민층 노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실버요양시설 설치 및 운영비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가고 실비타운 주거시설의 조성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하여 민간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원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사실, 우리 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02년 현재 전체 인구의 7.9%인 3백 77만여명으로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2019년에는 14.4%에 도달하여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어 고령사회 진입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향후 의료, 복지 등의 문제가 가시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울러 2002년 노인부양비는 11.1%로 생산연령(15∼64세)인구 중 약 9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나 2019년에는 19.8%로 약 2명의 노인을 부양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노인을 제외한 핵심 인구가 노인인구를 부양해야 하는 사회적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복지 노동 시스템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실행계획은 크게 노인의 소득보장 및 고용촉진과 건강보장 그리고 교육 및 문화여가의 기회 확대는 물론 실버산업 육성 그리고 대책 추진을 위한 정책 추진체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내 놓았지만 정책 결정과정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없어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는 자뭇 의문이 쌓인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도 이제 노인복지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립·조정·추진하기 위해서는 고령사회대책법을 제정하여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이 질적으로 향상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나가야 할 시점에서 볼 때 종합대책은 충격적일 수 있고, 고무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노인복지는 현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다.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복지정책을 국민적 관심 속에서 재정비하고 생산적 위주의 경제이념에 가려진 노인복지 문제를 이제는 꺼내서 심도있게 이야기해야 한다.
이미 고령화를 맞이한 선진국에서는 연금과 보건·의료 면에서 가중되고 있는 사회, 가족 및 개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고령화를 단절적인 인생의 주기로 보지 않고 생애 주기적 관점을 바탕으로 유아기 그때부터 노령기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으로 고령화를 대비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와는 달리 차세대의 노인부양 부담을 경감하고, 특히 국가와 개인 그리고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연계를 간과하여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안정을 누리고 있는 노인들이 스스로 보호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게 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우리 사회도 주시해야 한다.
이번의‘노인보건복지종합대책’은 우리 사회도 이제 사회정책부서와 경제정책부서는 물론 관련 연구자들도 노인문제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결국 노인문제를 포함한 고령화 사회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문제가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변수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쨌던, 아무리‘좋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이고 또한 상당히 이슈화가 되고 있는 노인복지대책의 획기적인 변화를 갖게 하는 것은 정책결정권자들의 성의있고 책임있는 결단과 아울러 국가가 노인문제 해결을 위한 강한 의지 표명이 중요하다. 또한 정책 결정권자들의 능력을 배가시킨다는 측면에서 노인복지대책의 실행 계획에 대한 감시활동은 물론 시행을 촉구하기 위해서 노인사회가 자주적인 노력으로 정치적 역할을 확대시키고 자신들의 권익옹호를 증진시키기 위한 새로운 노력도 절실히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이제까지 정치적인 선심성 정책이나 전시적 효과만을 노린 무책임한 노인복지정책에 휘말려 온 노인세력들이 노인복지정책을 검증하고 노인복지 예산 확충을 위해 목소리를 이제는 내야 한다.
우리 나라의 새로운 흐름은 고령사회, 장수사회의 도래이다. 이제 막 고령화 사회에 초입에 들어온 단계라는 생각에 서두르지 말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진행하여 세계에 유례가 없는 속도로 빨리 다가온 저출산율과 고령화 사회에 본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나름의 전략인 종합대책이 시나리오에 불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복지연합신문 2002-10-14)
2002-10-21 10:24: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