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 '노인의 성' 감출일 아니다
70대 노인의 성과 사랑을 다른 영화 '죽어도 좋아'가 지난 7월 영상물 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등급을 받은 뒤 이의 찬반을 놓고 토론회가 열리는 등 격렬한 논쟁이 일고 있다.
사실상 상영금지라는 영상위의 판정에 대해 '표현의 자유 침해와 관객의 볼 권리를 박탈했다'고 주장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국내정서상 당연한 결정이 아니냐'는 두둔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박진표 감독과 제작사인 '메이필름'이 재심의를 청구, 곧 등급판정이 다시 내려질 전망이지만 이 같은 논란을 지켜보면 아직도 우리사회가 노년의 성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가 하는 씁쓸함이 없지 않다.
영화 '죽어도 좋아'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화다. 실제부부인 주인공 두 사람 모두 일흔을 넘긴 노인으로 각자 배우자와 사별한 후 죽음보다 외롭게 고독과 친구하며 하루 하루를 연명한다. 두 사람은 우연히 운명처럼 만나 냉수 한 그룻을 떠놓고 결혼식을 올리고 불꽃같은 사랑을 나눈다는 줄거리다. 영화는 결혼 후 남편으로부터 아내가 한글을 깨우치는 등 변해가는 두 노인의 '생기발랄한 생활'을 잘 포착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영상위는 '구강섹스와 성기노출'장면을 문제삼는 모양인데, 숲을 볼일이지 나무만을 보고 트집을 잡는가, 더욱이 이 영화는 전주 영화제는 물론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 받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박 감독은 ''삶의 황혼녁에 찾아온 사랑의 순간을 담담하게 보여 주고 싶었다. 노인들의 섹스는 살아있다는 증거다. 몸은 늙었지만 가슴은 여전히 젊다''고 제작의도를 밝힌바 있다.
분명 이 영화는 노인의 성과 관련해 일정부분 편견을 불식시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인의 성생활을 '주책' 또는 '추하다'고 혀를 차거나 '그 나이에'라며 호기심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성과 욕망은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니다.
또한 이미 고령화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성은 더 이상 금기의 영역이 될 수 없다. 노인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독과 외로움이다. 노인의 사랑은 이를 해결하는 한 수단으로 기능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유교적 잣대'로 노인의 성을 재단해서는 노인문제의 한 켠을 차지하고 잇는 소외문제의 해결은 수비지 않다. 따라서 '시대의 편견과 오해에 메스'를 댄 영화 '죽어도 좋아'는 관객들에게 평가의 몫을 돌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노인들의 삶과 존재, 그리고 생활양태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영화를 통해 노인문제를 상기시킬 좋은 기회다.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한다. (복지연합신문)
2002-08-26 10:45:04

